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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에 대한 자동 연장조항이 있다면
그 문언의 의미와 다르게 축소 해석할 수는 없다
사건번호 : 대법원 2020다279951
선고일자 : 2022-02-10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면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7.5.1. 원고(생년월일 생략)를 헬기조종사로 채용하면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에 대해 ‘2017.5.1.부터 2018.4.30.까지로 하며,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 연장한다.’(제1조,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고 정하였다.
나. 피고는 2017.12.21. 원고에게, 사직원이 수리되어 2017.12.31.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2018.1.25. 이 사건 통보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의 취소를 청구하였으나, 이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
라. 피고는 2018.4.2. 원고에게,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이 2018.4.30.자로 만료될 예정이고 헬기조종사로서 필요한 직무상 역량미달로 근로계약 갱신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마.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한다. 다만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다(제10조).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정하되, 정년에 도달한 해의 말일로 한다(제70조제1항).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회사는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는 정년 이상 달한 자를 촉탁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제70조제2항).
바.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5.1.부터 자동 갱신되었음을 이유로 2018.1.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4.30.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2018.5.1.부터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2. 원심판단
이 사건 조항은 그 문언상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기간만료일에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적어도 근로계약기간 동안은 항공종사자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적용되는 규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도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이 무제한적으로 자동 갱신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이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 ② 피고는 산불방제 헬기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업무상 조종사 인력이 필요하게 되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난 원고를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촉탁직 직원’으로 고용하였다. ③ 원고가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근로계약기간 중에 그 자격이 취소될 경우, 근로계약에 정해진 근로의 제공 자체가 불가능하며 헬기사업팀의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교육훈련 평가 결과 위와 같은 전제를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 중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되었음을 전제로 한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대법원 판단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다29130 판결 등 참조). 특히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와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08.11.13. 선고 2008다465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항은 그 자체로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하는 2018.4.30.까지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임이 명확하다.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동안 항공종사자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는 기재는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 반한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되므로(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나 제70조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조항의 의미를 축소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중에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피고로서는 그러한 사정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인정되는 한 원고를 정당하게 해고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을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4.30. 이후에 자동으로 연장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에는 계약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한편 원심판결은 그 이유의 첫머리에서 ‘원고가 제1심에서 패소한 2018.5.1. 이후의 임금 청구 중 2018.9.1. 이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하였으므로 그 부분만 심판 대상이 된다.’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제1심 판결의 내용, 원심판결문 기재 원고의 청구취지와 항소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제1심에서 패소한 2018.5.1. 이후의 임금 청구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판단 범위를 위와 같이 본 것은 잘못이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면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사안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는 2017.5.1. 원고(생년월일 생략)를 헬기조종사로 채용하면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근로계약서에 근로계약기간에 대해 ‘2017.5.1.부터 2018.4.30.까지로 하며,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도 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 연장한다.’(제1조, 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고 정하였다.
나. 피고는 2017.12.21. 원고에게, 사직원이 수리되어 2017.12.31.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2018.1.25. 이 사건 통보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피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의 취소를 청구하였으나, 이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
라. 피고는 2018.4.2. 원고에게,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이 2018.4.30.자로 만료될 예정이고 헬기조종사로서 필요한 직무상 역량미달로 근로계약 갱신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마.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직원의 근로계약기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1년 이내로 한다. 다만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다(제10조). 직원의 정년은 만 60세로 정하되, 정년에 도달한 해의 말일로 한다(제70조제1항).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회사는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는 정년 이상 달한 자를 촉탁직으로 고용할 수 있다(제70조제2항).
바.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5.1.부터 자동 갱신되었음을 이유로 2018.1.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4.30.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2018.5.1.부터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2. 원심판단
이 사건 조항은 그 문언상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근로계약이 기간만료일에 자동으로 갱신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적어도 근로계약기간 동안은 항공종사자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적용되는 규정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이와 같이 해석하지 않을 경우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해도 근로계약 종료에 동의하지 않는 한 근로계약이 무제한적으로 자동 갱신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데, 이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 ② 피고는 산불방제 헬기사업팀을 신설하면서 업무상 조종사 인력이 필요하게 되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이미 정년이 지난 원고를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촉탁직 직원’으로 고용하였다. ③ 원고가 항공종사자 자격증명을 취득하지 못하거나 근로계약기간 중에 그 자격이 취소될 경우, 근로계약에 정해진 근로의 제공 자체가 불가능하며 헬기사업팀의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교육훈련 평가 결과 위와 같은 전제를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므로, 이 사건 갱신거절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 중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갱신되었음을 전제로 한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대법원 판단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당사자가 계약으로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다29130 판결 등 참조). 특히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와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대법원 2008.11.13. 선고 2008다4653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조항은 그 자체로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하는 2018.4.30.까지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임이 명확하다.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동안 항공종사자 자격을 유지함으로써 근로계약상 정해진 근로를 정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만 이 사건 조항이 적용된다.’는 기재는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적혀 있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 반한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되므로(대법원 2019.11.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취업규칙 제10조나 제70조 등을 근거로 이 사건 조항의 의미를 축소하여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중에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피고로서는 그러한 사정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라고 인정되는 한 원고를 정당하게 해고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을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하더라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의 당사자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의 의사표시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심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4.30. 이후에 자동으로 연장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에는 계약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한편 원심판결은 그 이유의 첫머리에서 ‘원고가 제1심에서 패소한 2018.5.1. 이후의 임금 청구 중 2018.9.1. 이후 부분에 대해서만 항소하였으므로 그 부분만 심판 대상이 된다.’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제1심 판결의 내용, 원심판결문 기재 원고의 청구취지와 항소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제1심에서 패소한 2018.5.1. 이후의 임금 청구 전부에 대하여 항소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이 판단 범위를 위와 같이 본 것은 잘못이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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