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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방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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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방법
사건번호 : 대법원 2021두45633
선고일자 : 2022-02-11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가. 업무상 재해의 증명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37조제1항의 ‘업무상의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9.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인과관계가 있다. 인과관계는 의학·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하고,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5.28. 선고 2019두62604 판결 등 참조).
    
  나. 법령의 규정
   1) 산재보험법 제37조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의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으로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를 들면서[제1호 (가)목 3)], 그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고 있다[제1호 (다)목].
   2) 그 위임에 따른 고용노동부 고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3.6.28.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3-32호, 이하 ‘개정 전 고시’라고 한다)은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근로자의 연령, 성별,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업무시간에 관하여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였다[I.1. (다)목 1)].
   3) 위 고시는 2017.12.29.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로 개정되었는데(이하 ‘개정된 고시’라고 한다), 개정된 고시는 개정 전 고시의 규정 내용이 지나치게 엄격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재해자의 기초질환을 고려사항으로 보지 않도록 개정 전 고시에 규정되어 있던 ‘건강상태’를 삭제하였고, 업무시간에 관하여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기준 업무시간을 낮추고, 특히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등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4) 근로복지공단이 처분 당시에 시행되고 있던 ‘개정 전 고시’를 적용하여 유족급여 부지급처분을 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법원은 처분 후 개정된 고시의 규정 내용과 개정 취지를 참작하여 상당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다(산재요양 불승인처분에 관한 대법원 2020.12.24. 선고 2020두3929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판단
    
  가. 사건의 경위 및 원심의 판단
   1) 원고의 배우자인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48년생으로 2014.7.경부터 초등학교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단독으로 학교 출입시설 개방, 경비, 순찰, 점·소등, 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2) 망인의 근무형태는, 평일은 16:30부터 다음날 08:30까지 학교에 상주하면서 6시간씩(휴게시간 2시간 및 수면시간 8시간 제외) 근무하고, 휴일은 08:30부터 다음날 08:30까지 학교에 상주하면서 13시간씩(휴게시간 3시간 및 수면시간 8시간 제외) 근무하며, 평일과 휴일 모두 수면시간은 22:00부터 06:00까지이고, 휴무는 월 2회이다.
   3) 망인은 사고 직전 계속 학교에 상주하면서 연이어 근무를 하였는데, 목요일인 2017.5.4. 16:30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하여 어린이날인 2017.5.5. 휴일근무를 수행하였고, 토요일인 2017.5.6. 10:00경 학교 내 강당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상세불명의 뇌경색증 및 기저핵 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 진단을 받았으며, 2017.5.28.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망인은 발병 전 7일간 7일 근무하였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68시간이고, 발병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은 1주 평균 52시간 45분,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은 1주 평균 57시간 9분이다.
   4) 망인이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심방세동이 확인되었는바, 이로 인해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뇌혈관을 막아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한 원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은 다음과 같다.
    가) 이 사건 상병의 발생 후 사망 시까지 망인을 치료한 ○○대학교병원 소속 의사는 망인이 뇌경색, 뇌출혈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등을 앓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하면서, 업무 스트레스 등이 심방세동을 일으켜 뇌경색이 유발된 것으로 생각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나) 대한의사협회의 진료기록감정결과는, 망인의 연령이 고령인 점을 제외하면 뇌경색의 발병과 관련된 명확한 위험요인을 확인할 수 없고(망인이 과거 진단받았던 이상지질혈증과 관련해서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경계 또는 적정수준이었고, 심혈관질환을 앓았던 흔적을 확인할 수 없으며, 과거 흡연을 하였으나 오래전부터 금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았다), 망인이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도록 근무하였고, 단독으로 24시간 학교에 상주하는데도 월 평균 휴일이 2.67일에 불과하여 휴일이 부족한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개정된 고시에 의할 때 업무관련성이 강하고, 한편 과로로 인해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기왕증에 의한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업무가 발병 및 악화에 상당한 수준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 △△△△△△△병원 소속 호흡기내과 의사의 진료기록감정결과에 의하면, 의학적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악화가 심방세동을 유발할 수 있고, 폐질환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 고령이고 흡연력이 있기 때문에 과로나 스트레스 없이도 뇌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내용을 소개하면서, 망인이 2015.8.경 진단을 받았던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뇌경색을 전문으로 하는 신경과 전문의의 감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6) 피고는 2017.10.경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 청구에 대해 개정 전 고시를 기준으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이 있은 직후 개정된 고시가 시행되었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이를 참작하지 않은 채 ‘개정 전 고시’를 기준으로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7) 원심은, 망인의 업무시간이 1주간 68시간, 4주간 52시간, 12주간 57시간으로 다소 길고, 교대근무에 준하는 요인이 있다고만 인정한 다음, 망인의 경비업무는 단속적인 것으로 근무 시 8시간의 수면을 취할 수 있었고, 월 2회 휴일이 보장되었던 점, 재해 발생 무렵 업무량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였다거나 업무환경이 변화하였다는 사정 또는 정신적·육체적으로 특별히 부담이 될 만한 일이 생겼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망인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받았던 사정 등을 고려하면,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법원은 개정된 고시 시행 이전에 유족급여 부지급처분이 있더라도 그 처분 후 개정된 고시를 참작하여 상당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전 망인의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고 망인의 업무는 휴일이 부족한 업무로서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존재하므로(특히 발병 전 7일간 7일 근무하였고, 목요일 야간근무, 토요일, 일요일 휴일근무를 연이어 하던 중이었다),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개정된 고시 I.1. (다)목 2) ③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인다.
   망인의 업무 내용은 학교에 상주하여 숙직하면서 단독으로 넓은 건물과 부지 등에 대해 야간경비, 순찰 등을 하는 것으로 휴일에는 종일 근무를 하는데다가 월 2회의 휴무만이 있을 뿐이어서 이를 단속적 업무로 평가하더라도 그 자체로 생활 및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 앞서 본 의학적 소견 모두, 망인에게 심장질환이나 뇌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망인이 2015년경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진단받기는 하였으나 이것이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고,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의학적 소견도 기록상 찾아볼 수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이 망인이 수행하였던 경비업무의 객관적인 특성과 내용, 이 사건 상병과 업무의 관련성에 관한 의학적 소견, 개정된 고시의 규정 등에 관하여 충분히 살펴보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사정만을 이유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단정하였으니,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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