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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중 어느 한 노조가 설립당시부터 주체성과 자주성 등 실질적 요건을 흠결한 경우 다른 노조는 해당 노조의 설립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의 제기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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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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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중 어느 한 노조가 설립당시부터 주체성과 자주성 등 실질적 요건을 흠결한 경우
다른 노조는 해당 노조의 설립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의 제기가 가능하다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가.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고, 이를 위하여「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 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법에 의하면, 노동조합이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하며(제2조 제4호 본문), 다만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가.목),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나.목), “공제·수양 기타 복리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다.목),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 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목),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마. 목)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제2조 제4호 단서). 만일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단서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행정관청은 노동조합법 제12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하고, 노동조합의 규약이나 결의가 위 각 목에 해당하는 내용을 포함하여 위법한 경우에도 행정관청은 노동조합법 제21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해당 규약이나 결의에 대한 시정을 명할 수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이 근로자에게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뜻은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이러한 노사 간 실질적 자치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동조합의 주체성과 자주성이라는 전제가 필요하고 또 중요하
다. 즉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스스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 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국가와 사용자에 대항하여 자주적으로 단결한 조직이므로, 노동조합은 근로자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야 하고 국가나 사용자 등으로부터 자주성을 확보하여야만 한다(헌법재판소 2015. 5. 28. 선고 2013헌마671 등 결정 참조). 이러한 헌법적 요청을 이어받아 앞서 본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헌법 제33조 제1항에 근거하여 그 집단적 단결권이 보장되는 근로자단체의 본질적 성질을 구체화하면서 노동조합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단체인 노동조합을 정의함으로써 그 실질적 요건을 규정한 것이다. 즉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는 그 본문에서 노동조합이 갖추어야 할 적극적 요건의 하나로서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나아가 그 단서 가.목, 나.목, 라.목을 통하여 근로자단체가 위 주체성, 자주성을 결여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를 들고 있으며, 노동조합법은 이러한 정의규정에서 정한 주체성과 자주성 등의 실질적 요건이 충족될 것을 기본적인 전제로 삼아 앞서 본 입법 목적에 따라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의 수리와 반려, 규약의 시정명령 등에 관하여 규정하는 체계를 취하고 있다. 관련하여 노동조합의 주체성과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시정함으로써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고 궁극적으로 노동3권의 실질적인 행사를 보장하려는 취지에 따라 노동조합법은 그 제81조 제1항 제4호에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위와 같은 규정들의 내용 및 그 취지를 종합하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려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의해 노동조합이 설립된 것에 불과하거나, 노동조합이 설립될 당시부터 사용자가 위와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려는 것에 관하여 노동조합 측과 적극적인 통모·합의가 이루어진 경우 등과 같이 해당 노동조합이 헌법 제33조 제1항 및 그 헌법적 요청에 바탕을 둔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실질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면, 설령 그 설립신고가 행정관청에 의하여 형식상 수리되었더라도 실질적 요건이 흠결된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상 그 설립이 무효로서 노동3권을 향유할 수 있는 주체인 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를 가지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나. 일반적으로 과거의 법률관계는 확인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그것이 이해관계인들 사이에 현재적 또는 잠재적 분쟁의 전제가 되어 과거의 법률관계 자체의 확인을 구하는 것이 관련된 분쟁을 일거에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대법원 1995. 3. 28. 선고 94므1447 판결, 대법원 1995. 11. 14. 선고 95므694 판결 등 참조). 복수 노동조합의 설립이 현재 전면적으로 허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적용되고 있는 현행 노동조합법 하에서 복수 노동조합 중의 어느 한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스스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않는 한 독자적으로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없고(제29조의2, 제29조 제2항 등),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경우 그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의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 찬성 결정이 없으면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며(제41조 제1항), 쟁위행위는 교섭대표노동조합에 의해 주도되어야 하는(제29조의5, 제37조 제2항) 등 법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되고자 하는 노동조합으로서는 위와 같은 제약에 따르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다른 노동조합을 상대로 해당 노동조합이 설립될 당시부터 앞서 본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주체성과 자주성 등의 실질적 요건을 흠결하였음을 들어 그 설립무효의 확인을 구하거나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가 부존재한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아울러 이러한 확인청구소송의 인용판결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음으로써 해당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지 아니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일 뿐 이러한 판결의 효력에 따라 노동조합의 지위가 비로소 박탈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존재하는지에 관한 증명은 판단의 기준 시점인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할 수 있고, 법원은 해당 노동조합의 설립 시점부터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사이에 발생한 여러 가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동조합이 설립 과정에서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가 규정한 주체성과 자주성 등의 실질적 요건을 흠결한 하자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이에 따라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인 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갖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2. 가. 원심은,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인용되는 것은 처음부터 당연 무효인 법률관계에 의한 결과일 따름이지 이러한 판결 자체로 인하여 법률관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소를 별도의 법률적 근거를 요하는 ‘형성의 소’라고 볼 수 없고, 원고는 피고의 설립이 무효가 될 경우 피고보조참가인과의 관계에서 그 지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법률상 지위에 대하여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할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보아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본안전 항변을 배척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 등을 갖추지 못하여 그 설립이 무효일 뿐 아니라 피고가 설립 이후 특정 시점부터 피고보조참가인의 개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설립의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예비적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노동조합법의 취지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조직한 단체임을 요하고 그 목적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에 있어야 한다.
2)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와 심한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노무법인 ○○○○○(이하 ‘○○○○○’이라고 한다)의 자문 등을 통하여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피고보조참가인과 ○○○○○은 피고의 설립 과정 전반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였고 특히 피고의 설립신고서, 규약, 회의록 등 노동조합의 설립 취지 등이 담긴 핵심 요소에도 개입하였으며, 실제로 피고는 피고보조 참가인의 사전 계획에 따라 설립되고 운영되었다. 따라서 원고의 세력을 약화시키고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하여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확보하게 할 목적으로 피고보조참가인의 치밀한 기획 하에 설립·운영된 피고는 노동조합으로서의 자주성 및 독립성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3) 한편 피고보조참가인과 ○○○○○은 피고가 설립된 이후에도 직원들에게 피고 조합원으로의 가입을 독려하며 피
고를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였다. 피고의 세력을 확대하기 위한 이러한 논의는 매우 구체적으로 이루어졌고 실제로 피고보조참가인의 계획대로 상집간부 회의, 노보 창간, 홈페이지 오픈, 노동조합 현판식, 간부 교육, 조합원 체육대회 등이 순차 진행되었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임직원들은 원고 조합원 일부에게 피고에 가입하라고 종용하기도 하였다.
나. 원심 판결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노동조합법상 피고의 설립이 무효이고 그 무효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또한 비록 원심이 피고가 설립된 이후에 생긴 사정들까지 언급하면서 이를 피고의 설립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적극적인 사유로 삼은 것은 잘못이지만, 피고가 특정 시점부터 스스로 자주성 등을 갖추어 설립 당시의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주장을 배척함으로써 원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는 피고의 설립이 무효인 하자가 여전히 해소되거나 치유되지 아니한 채 남아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확인의 소의 소송요건, 전속관할, 노동조합의 자주성 등 설립요건, 노동조합 설립의 하자 및 설립무효와의 관계 등에 관한 법리오해, 판단누락 또는 이유불비 등의 잘못이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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