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규정(2006년 개정 전 파견법 6조 3항. 현재는
직접고용'의무'조항으로 바뀜)에 의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의 호봉은 직접고용간주된 시점부터 1호봉으로
부여돼야 하며, 간주시간부터 오래 지난 후 노조가 원청과 파견근로자들을 신규채용하기로 합의했다 하더라도
그 시점부터 호봉을 부여하기로 한 합의는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는 6월 23일, 임모씨
등 근로자 11명이 금호타이어를 상대로 '호봉을 정정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근로자들의 호봉을 2~3호봉씩 승급하라'는 원심을 확정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임씨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1991년부터 2004년까지 파견기간을 반복
연장하며 금호타이어에서 근무해왔다. 이들은 2003년
광주지방노동청에 회사가 구 파견법을 준수하지 않는 다는 이유로 진정을 냈고, 회사는 노동청으로부터
파견법을 준수하라는 시정지시를 받았다.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
130여명은 2004년부터 신규채용 형식으로 금호타이어의 정식직원이 됐다. 파견법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2년을 지난 시점부터는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했다.
그런데 정규직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회사와 '새로 채용된 파견근로자들의 호봉을 신규채용된 2004년부터 1호봉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마치면서 문제가 됐다. 임씨 등 근로자들은 '파견기간이 종료된 다음날부터 정규직 직원으로 간주되므로 1호봉이
인정돼야 하는데, 노조가 회사와 호봉인정 시기를 늦추는 것으로 합의한 내용은 무효라'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해 정규직으로 간주되는 시점에 정규직 1호봉으로 호봉승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3자인 노조가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설정한 것은 규정의 취지에도 반한다'라며 '이것은 이미 파견근로자에게 속하게 된 권리를 동의도 없이
소급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무효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파견법(고용간주규정) 제정 전부터 일한 근로자들에게는 파견법이 시행된 98년 7월 1일에서 2년이 지난 시점부터 1호봉을 인정해준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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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을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나아가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의한 법적 효과가 이미 발생하여 파견근로자와 사용사업주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하고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와 동일한 근로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는 권리를 취득한 뒤에, 노동조합 등의 제3자와
사용사업주가 합의하여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 여부를 결정하면서 그 직접고용에 따른 최초 근로조건을 위와 같은 근로조건에 비하여 파견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설정하는 것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파견근로자에게 이미 귀속된
권리를 파견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도 없이 소급적으로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의
경우 직접고용간주 규정이 적용되어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시점에 피고의 근로자와 동일하게 정규직 1호봉이 부여되고 이후 호봉승급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럼에도 그
고용간주 시점부터 오랜 시간이 경과한 뒤에서야 노동조합과 피고가 합의하여 원고들의 신규 채용 및 이에 따른 최초 근로조건을 결정하면서 신규
채용 시점부터 비로소 정규직 1호봉을 부여하기로 한 것은 구 파견법의 입법 목적과 직접고용간주 규정
등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위 합의 및 피고에 대한 진정취하 시점부터 7년 가까이 지나 원고들이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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