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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였을 경우, 이를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는지 여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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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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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였을 경우, 이를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 있는지 여부

사건번호: 대법원 2016두57045
선고일자: 2021.04.29.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들에 대한 고용승계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상고이유 제1점)

가.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 고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 울진원자력본부(이하 ‘한울원자력본부’라고 한다)는 울진원자력 제1발전소 등의 각 청소업무에 관하여 조달청을 통한 공개입찰을 시행하여, 외주 용역업체와 1년 또는 2년 단위로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2) 주식회사 청우건설(이하 ‘청우건설’이라고 한다)은 2013. 9. 1.부터 2014. 8. 31.까지 한울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청소용역(이하 ‘이 사건 청소용역’이라고 한다)을 위탁받아 수행하였고, 참가인들은 청우건설에 입사하여 2014. 8. 31.까지 한울원자력본부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3) ‘(상호 1 생략)’이라는 상호로 청소용역업을 영위하는 원고는 2014. 8. 5. 이 사건 청소용역 공개입찰에 참여하여 2014. 8. 27. 이를 낙찰받았고, 같은 날 한울원자력본부와 계약기간을 2014. 9. 1.부터 2015. 8.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청소용역에 관한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

4)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에 포함된 2014년도 한울원자력 제1발전소 청소용역시방서(이하 ‘이 사건 청소용역시방서’라고 한다)에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다.

① 계약상대자는 종업원을 채용하고자 할 때는 당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만을 채용하여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근무하고 있는 종업원을 고용승계 및 용역계약기간 중 고용유지 하여야 한다(일반시방서 제10조 제1항).

② 근로계약서는 1년 단위로 계약이 성립되어야 한다(일반시방서 제10조 제4항).

③ 계약상대자는 청소용역 작업원 확보 시 원자력 발전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존 청소업체 종업원의 재 채용을 원칙으로 하며, 결원자의 신규 채용시는 발전소 인근주민을 채용하되 인근주민의 수급이 불가할 때는 감독원의 승인을 받아 타 지역 인원을 채용할 수 있으며, 채용된 작업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용역계약기간 중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특기시방서 제4의 라항).

5) 이 사건 청소용역을 도급받아 수행한 용역업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의 고용을 대부분 승계하여 왔다.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 체결 이전에도 2007. 9. 1.부터 2008. 8. 31.까지 이 사건 청소용역을 도급받아 수행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그 이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근로자 23명 전원의 고용을 승계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보조참가인 2는 1997. 3.경 (상호 2 생략)에, 피고보조참가인 3은 2002. 11.경 (상호 3 생략)에 각 입사한 이후 이 사건 청소용역을 담당하는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순차적으로 고용이 승계되었다.

6) 원고는 2014. 9. 1. 청우건설에서 근무하던 근로자 23명 중 참가인들을 포함한 4명에 대하여 고용승계를 거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라고 한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1) 이 사건 청소용역시방서 중 일반시방서 제10조 제1항 및 특기시방서 제4의 라항은 원자력 발전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용역업체가 자주 바뀌는 데에 따른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고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하여 특별히 명시된 사항이고, 원고는 이를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면 새로운 용역업체의 운영자인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용역업체인 청우건설에서 근무하던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종료 시까지 그들에 대한 고용을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

2) 이 사건 청소용역은 상시·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이고, 이를 수행하는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을 대부분 승계하는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

3) 원고는 이러한 고용승계 관행을 잘 알고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들도 이 사건 용역계약의 내용과 이 사건 청소용역과 관련된 고용승계 관행 등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14. 9. 1.부터 원고로 고용이 승계되어 이 사건 청소용역 업무를 계속 수행할 것을 신뢰하였다고 보인다.

4)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들에게는 새로운 용역업체의 운영자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한 원고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참가인들에게 효력이 없다.

라. 같은 취지에서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의무를 부담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고용승계의무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2.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는지 여부 (상고이유 제2점)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가 이 사건 고용승계 거부의 사유로 든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거나 고용승계를 거부할 사유로 삼기 부족하다고 보아,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할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고용승계 거부의 합리적 이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이기택 
주심 
대법관 
박정화 
 
대법관 
김선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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