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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직장 상사가 회식 뒤 후배 직원의 의사에 반해 모텔로 가자며 강제로 손목을 잡아 끈 행위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
사건번호 : 대법원 2019도15421
선고일자 : 2020-07-23
주문
원심판결 중 2017. 7. 6.자 강제추행에 관한 무죄 부분 및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2017. 7. 6.자 강제추행
1) 강제추행죄는 상대방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하여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에 추행행위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된다. 이 경우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는 이상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한다. 추행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 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 등 참조).
2)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2017. 7. 6. 00:01경 서울 강서구 마곡동지하철 5호선 발산역 부근 편의점 맞은 편 골목길에서 직원 회식을 마친 후 같은 회사경리 직원인 피해자(여, 28세)와 단둘이 남게 되자 피해자에게 모텔에 같이 가자고 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거절하였음에도 "모텔에 함께 가고 싶다, 모텔에 같이 안 갈 이유가 뭐가 있냐?"는 등의 말을 하며 강제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끌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것이다.
3)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모텔에 가자며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끌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를 성희롱 언동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강제추행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4)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모텔에 같이 가자고 하였고 피해자가 이를 거절하였음에도 모텔에 가고 싶다면서 강제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끌은 사실이 인정된다. 위와 같이 피고인이 모텔에 가자고 하면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끈 행위에는 이미 성적인 동기가 내포되어 있어 추행의 고의가 인정되고, 더 나아가 피해자를 쓰다듬거나 피해자를 안으려고 하는 등의 행위가 있어야만 성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접촉한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만을 기준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지 여부가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나) 피해자는 회사에 입사한 지 약 3개월 된 신입사원(1990년생)이고, 피고인은 피해자와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장 상사(1978년생)인 점,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동료직원들과 함께 밤늦게 회식을 마친 후 피해자와 단둘이 남게 되자 모텔에 가고 싶다면서 피해자의 손목을 잡아끄는 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유형력의 행사에 해당하고, 일반인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수 있는 추행행위로 볼 수 있다.
다) 추행행위와 동시에 저질러지는 폭행행위는 반드시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의 것임을 요하지 않으므로, 비록 피해자가 이후에 피고인을 설득하여 택시에 태워서 보냈다고 하더라도 강제추행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5) 그럼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나. 2017. 10. 24.자 강제추행
원심은 피고인이 2017. 10. 24. 피해자를 강제추행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2017. 7. 12.자 강제추행 부분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와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강제추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3. 파기범위
원심판결 중 2017. 7. 6.자 강제추행에 관한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그 부분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전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한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2017. 7. 6.자 강제추행에 관한 무죄 부분 및 유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2017. 7. 6.자 강제추행에 관한 무죄 부분 및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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