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내용
다른 근무처에서 겸직을 한 채권추심원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사건번호 : 대법원 2018다292418
선고일자 : 2020-06-25
주문
1. 원심판결 중 원고 4, 원고 6, 원고 7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2. 가.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의 상고와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나.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와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 중 위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위 원고들이, 피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및 상실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채권추심원인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고, 적어도 2012.11.경 이후 또는 원고들이 겸직을 시작한 이후에는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면서도, ② 원고들이 피고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얻은 소득이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얻은 소득과 비교하여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에는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① 부분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원고 4, 원고 6, 원고 7의 근로자성 관련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그러나 원심의 위 ② 부분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위 원고들이 피고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상당한 소득을 올렸다는 사정은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파악할 때 고려할 여러 사정 중 일부에 불과하다. 위 원고들이 피고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얻은 소득이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얻은 소득과 비교하여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여부를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판단할 때 일의적 기준으로 삼을 합리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
(2) 원심이 이와 같이 위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은 기간 동안 위 원고들의 겸직 소득 규모 외에는 위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과 피고의 지휘·감독의 태양이나 정도 등이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종전과 달리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실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3) 한편 원심이 위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한 시점을 전후하여 해고나 합의해지 등을 통해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해소되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4) 결국 위 원고들이 피고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얻은 소득이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얻은 소득과 비교하여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에도 여전히 위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
나) 따라서 원심의 이 부분 판단에는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위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위탁수수료, 이자회수포상금, 분할이자회수포상금, 교통비가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임금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피고의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에 대한 부분)
근로기준법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4.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한 판단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 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민사소송법 제208조 참조).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받아들이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9.5.10. 선고 2017다239311 판결 등 참조).
평균임금 산정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는 피고가 상고이유에서 판단누락이라고 주장하는 점에 대하여도 이를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원심판결에 판단누락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 적용 관련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37조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7.7.11. 선고 2015다54219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 적용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가 피고 외의 다른 근무처에서 얻은 소득이 같은 기간 피고로부터 얻은 소득과 비교하여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에는 위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으나, 최종 산정한 퇴직금의 액수는 평균임금 산정기간의 변동으로 인해 제1심 인용금액보다 더 많게 되고, 다만 피고만이 항소하여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제1심과 동일한 금액을 인용한다. 그런데 위와 같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자성 인정기간이 제1심보다 단축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심판결 선고일까지는 퇴직금의 지급의무 및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된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원고들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기간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는 앞서 원고 4, 원고 6, 원고 7에 대하여 판단한 바와 같이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있으나, 그에 대한 피고의 주장이 원심에서 일부 받아들여진 이상 피고가 원심판결 선고일까지는 퇴직금 지급의무 및 범위에 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율 적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지연이자의 기산일 관련 상고이유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은,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가 주장하는 퇴직일보다 앞선 날짜를 근로자성 상실일로 인정하고 그때로부터 14일이 지난 이후부터 퇴직금채권의 지연이자가 발생한다고 보면서도, 위 원고들이 구하는 기산일부터의 지연이자만을 인용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지연이자의 기산일과 관련하여 처분권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석명의무를 위반한 잘못이 없다.
6. 파기의 범위(원고 4, 원고 6, 원고 7에 대한 부분)
원심판결 중 원고 4, 원고 6, 원고 7 패소 부분에는 앞에서 본 근로자성 인정에 관한 법리오해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파기사유가 있다. 그리고 피고는 위 원고들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원심의 평균임금 산정 방법에 대해 다투고 있는데, 이러한 피고 주장의 당부는 앞에서 본 이유로 파기되는 위 원고들의 청구 부분과 함께 심리·판단될 필요가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패소 부분도 함께 파기한다.
7.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원고 4, 원고 6, 원고 7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의 상고와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1, 원고 2, 원고 3, 원고 5와 피고 사이에 생긴 상고비용 중 위 원고들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위 원고들이, 피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안철상
주심 대법관 노정희
대법관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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