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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육아휴직을 분할 사용했더라도 합산 기간이 30일 이상이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사건번호 : 광주고등법원 2019누12509
선고일자 : 2020-05-08
주 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2019.4.30. 원고에 대하여 한 육아휴직급여 부지급결정 처분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A공단 광주지역본부에서 근무하던 중 동일한 자녀에 대하여 2019.2.18.부터 2019.3.17.까지 28일간, 2019.4.9.부터 2019.4.10.까지 2일간 육아휴직을 1회 분할하여 사용하였다.
나. 원고는 2019.4.26. 피고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였는데, 피고는 2019.4.30. 원고에게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이하 ‘이 사건 거부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거부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구 고용보험법(2019.8.27. 법률 제16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용보험법’이라 한다) 제70조제1항은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30일 이상 부여받을 것을 지급 요건으로 하지 않고 있고, 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19.8.27. 법률 제16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9조의4 제3호에는 육아휴직을 1회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내용, 육아휴직제도의 입법취지와 목적, 모성보호라는 헌법적 가치, 법령의 체계 등을 종합하였을 때, 합산하여 총 30일의 육아휴직을 부여받은 경우에는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합산하여 30일의 육아휴직을 부여받았으므로 고용보험법 제70조제1항에서 육아휴직급여의 지급대상자로 정하고 있는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은 피보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가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30일 이상 부여받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지 않기로 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한편 실정법은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사안을 염두에 두고 규정되기 마련이므로 사회현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안에서 구체적 사안에 맞는 가장 타당한 해결이 될 수 있도록 해석·적용할 것도 요구된다. 요컨대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법률의 입법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는 체계적·논리적 해석방법을 추가적으로 동원함으로써, 위와 같은 법해석의 요청에 부응하는 타당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6.21. 선고 2011다11239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30일 이상 부여받아야 하는지 여부
가) 고용보험법은 제70조제1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에 따른 육아휴직을 30일(근로기준법 제74조에 따른 출산전후휴가기간과 중복되는 기간은 제외) 이상 부여받은 피보험자 중 일정한 요건을 갖춘 자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은 제19조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입양한 자녀를 포함한다)를 양육하기 위하여 휴직을 신청하는 경우에 이를 허용하여야 하고, 제19조의4 본문 및 제3호에서 근로자는 제19조에 따라 육아휴직을 하려는 경우에는 육아휴직의 분할 사용(1회만 할 수 있다)의 방법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나) 이와 같은 육아휴직제도는 여성근로에 대한 특별한 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2조제4항과 국가의 모성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36조제2항에서 그 헌법적 근거를 찾아왔으나, 현재는 모성보호 및 근로여성의 직업능력 개발이라는 당초의 취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자녀양육의 지원을 통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장려 및 직장과 가정의 양립, 출산장려와 아동복지 제고, 남성의 가족책임 분담과 이를 통한 실질적인 가족 내 양성 평등의 달성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헌법재판소 2008.10.30. 선고 2005헌마1156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또한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그 휴직기간동안 소득을 보전하여 근로자의 복지를 증진하고, 육아휴직제도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육아휴직급여 제도가 제정되기도 하였다.
다)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기금 중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계정에서 지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 계정의 재원은 사업주와 근로자가 납부한 보험료를 기초로 하며[고용보험법 제6조,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2019.1.15. 법률 제16268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13조], 고용보험법 제70조제1항제1호는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전에 같은 법 제41조에 따른 피보험 단위기간이 통산하여 180일 이상을 조건으로 하고 있어서 육아휴직급여는 권리주체의 상당한 자기기여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육아휴직급여 수급권은 수급권자에게 귀속되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 가능할 뿐 아니라(사적 유용성), 수급권자는 물론 그 가족의 생존확보에 기여하기도 한다.
라) 한편 육아휴직급여에 관한 고용보험법 조문은 2001.8.14. 신설되었는데, 신설 당시부터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은 피보험자”를 요건으로 하고 있었으나, 입법자료 등을 살펴보아도 이와 같이 30일 이상을 육아휴직급여의 조건으로 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하기 어렵다.
그런데 육아휴직급여 규정이 신설된 위 2001.8.14. 당시 육아휴직을 분할하여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후 남녀고용평등법의 개정(2007.12.21. 법률 제8781호로 개정된 것)을 통하여 이를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게 된 점, 구 고용보험법(2001.8.14. 법률 제6509호로 개정된 것) 제55조의2가 육아휴직급여의 지급을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육아휴직개시일 이후 1월부터 종료일 이후 6월 이내에 신청할 것’을 규정하였다가, 이후 육아휴직의 종료일로부터 ‘12월 이내’로 신청기간을 연장하고[구 고용보험법(2011.7.21. 법률 제10895호로 개정된 것)], 육아휴직 대신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소득 감소액을 보전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급여를 신설[구 고용보험법(2011.7.21. 법률 제10895호로 개정된 것) 제73조의2]하는 등 육아휴직급여 제도가 그 신청기간과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 온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30일 이상의 육아휴직을 부여받을 것을 요구하는 것은 30일 이상 장기간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해야 할 것이지, 이를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근거로 좁게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
마) 따라서 위와 같은 육아휴직급여 제도의 입법취지와 목적, 제·개정 연혁 및 다른 법률과의 관계, 육아휴직급여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고용보험법 제70조제1항이 그 문언에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30일 이상 부여받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지 않은 이상, 육아휴직을 부여받은 기간이 합산하여 30일 이상인 근로자는 육아휴직을 연속해서 30일 이상 부여받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1,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은 피보험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에게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 따라서 육아휴직을 연속하여 30일 이상 부여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육아휴직급여 신청을 거부한 이 사건 거부처분은 위법하다.
① 원고는 동일한 자녀에 대하여 2019.2.18.부터 2019.3.17.까지, 2019.4.9.부터 2019.4.10.까지 총 30일의 육아휴직을 1회 분할하여 사용하였다. 한편 원고의 위 자녀는 2019.2.13.부터 2019.3.15.까지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2019.4.10.에는 같은 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는데, 원고의 각 육아휴직은 위 자녀의 입원 치료와 병원 진료를 위한 것으로 보이므로, 육아휴직 대상 자녀를 진정으로 양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② 육아휴직급여 제도는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사용한 경우 그 휴직기간동안 소득을 보전하여 근로자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므로, 육아휴직으로 인해 근로자의 소득이 감소한 경우 그 근로자의 재산이 많고 적음을 불문하고 그 감소한 소득을 보전해 주는 것이 입법 취지에 부합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경우 2019년 통상임금은 월 500만 원이고 1월과 2월의 실제 소득은 각 약 510만 원과 538만 원이었는데, 육아휴직을 사용한 3월의 경우 실제 소득이 약 30만 원에 불과하여 그 소득액이 현저히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소득 감소는 육아휴직 때문이므로, 원고에게 그 감소한 소득을 보전해주는 것이 육아휴직급여 제도의 취지에 맞는 것으로 보인다.
③ 분할된 육아휴직 기간을 합산하여 30일 이상이 되는 경우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면, 극단적으로는 자녀가 0세 때와 8세 때 육아휴직을 15일씩 나눠 사용하더라도 이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위 사례와는 달리 원고가 약 20일의 간격을 두고 육아휴직을 분할 사용하여서 위 사례와는 그 전제 사실이 다르므로, 원고와 같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육아휴직을 분할하여 사용한 경우까지 위 사례와 같은 극단적인 경우를 예로 들어 육아휴직급여 청구를 배척할 것은 아니다[만약 위 사례와 같이 긴 기간에 걸쳐 육아휴직을 30일 이하로 분할하여 사용한 경우에 합산한 기간에 대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는 것이 고용보험기금의 운영에 있어 예측가능성을 저해하는 등의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 신청기간이나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여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지 않거나, 육아휴직급여 지급 요건에 합산할 수 있는 육아휴직기간의 시간적 간격에 제한을 두는 등의 입법을 통해서 해결함이 타당하다].
④ 고용보험법 제70조제2항은 육아휴직급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육아휴직을 시작한 날 이후 1개월부터 육아휴직이 끝난 날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명의 자녀에 대한 육아휴직을 분할하여 사용할 때에도 그 기간을 합산하여 30일을 도과하기만 하면 육아휴직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볼 경우 육아휴직급여 신청기간이 도과한 앞 육아휴직기간에 대한 육아휴직급여도 분할된 뒤 육아휴직에 대한 육아휴직급여 신청 시 합산하여 지급되어야 한다고 해석될 수 있어 급여신청기간을 둔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앞의 육아휴직이 끝난 날로부터 기산하더라도 12개월 이내에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하여서 원고의 육아휴직급여 신청이 신청기간 규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다.
재판장 판사 최인규
판사 양영희
판사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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