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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유니온 숍 협정이 체결된 사업장에서 신규 입사하여 소수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를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라고 인정한 사례
사건번호 : 대법원 2019두47377 판결
선고일자 : 2019-11-28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와 쟁점
가. 사용자인 원고와 원고 사업장의 유일한 노동조합이던 제주지역 자동차노동조합은 2016. 3. 11. ‘제3조에 규정한 자(승무원직 근로자 이외의 근로자)를 제외하고는 채용과 동시에 자동으로 조합원이 되고, 원고는 조합원에 한하여 근무시킨다. 원고는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면직시켜야 한다(제2조).’라는 취지의 유니온 숍(union shop) 조항(이하 ‘이 사건 유니온 숍 협정’이라고 한다)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나.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인 전국운수산업 민주버스노동조합이 2017. 12. 9. 원고 사업장에 금남여객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를 설치함으로써 원고 사업장에는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주지역 자동차노동조합은 여전히 원고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2/3 이상 조합원으로 가입한 노동조합(이하 ‘지배적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이었다.
다. 2017. 8. 26. 원고에 입사한 소외 1, 소외 2, 소외 3(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설립될 무렵 지배적 노동조합에 대한 가입, 탈퇴 절차 없이 곧바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
라. 원고는 2017. 12. 26. 이 사건 유니온 숍 협정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마.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에 신규로 입사한 이 사건 근로자들이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경우 사용자인 원고가 이 사건 유니온 숍 협정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을 적법, 유효하게 해고할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유니온 숍 협정의 효력 범위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 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며, 헌법 제32조 제1항 전문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본문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81조 제2호 본문은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같은 호 단서는 “다만, 노동조합이 당해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3분의 2 이상을 대표하고 있을 때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단체협약의 체결은 예외로 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가 그 노동조합에서 제명된 것 또는 그 노동조합을 탈퇴하여 새로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신분상 불이익한 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헌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령의 문언과 취지 등을 함께 고려하면, 근로자에게는 단결권 행사를 위해 가입할 노동조합을 스스로 선택할 자유가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나아가 근로자가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거나 그 조합원 지위를 상실하는 경우 사용자로 하여금 그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도록 하는 내용의 유니온 숍 협정이 체결되었다 하더라도 지배적 노동조합이 가진 단결권과 마찬가지로 유니온 숍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다른 노동조합의 단결권도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 유니온 숍 협정이 가진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지배적 노동조합이 체결한 유니온 숍 협정은 사용자를 매개로 한 해고의 위협을 통해 지배적 노동조합에 가입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그 허용 범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의 노동조합 선택의 자유 및 지배적 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단결권이 침해되는 경우에까지 지배적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체결한 유니온 숍 협정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할 수는 없고, 유니온 숍 협정의 효력은 근로자의 노동조합 선택의 자유 및 지배적 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의 단결권이 영향을 받지 아니하는 근로자, 즉 어느 노동조합에도 가입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만 미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신규로 입사한 근로자가 노동조합 선택의 자유를 행사하여 지배적 노동조합이 아닌 노동조합에 이미 가입한 경우에는 유니온 숍 협정의 효력이 해당 근로자에게까지 미친다고 볼 수 없고, 비록 지배적 노동조합에 대한 가입 및 탈퇴 절차를 별도로 경유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유니온 숍 협정을 들어 신규 입사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로서 무효로 보아야 한다.
3. 원심 판단의 당부
원심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2호의 문언, 같은 호 단서 후단의 개정 경위와 취지 등을 비롯한 판시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유니온 숍 협정에 따라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2호 단서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 민유숙
주 심 대법관 이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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