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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이나 법정휴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로일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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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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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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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이나 법정휴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 ·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로일에 해당한다

서울고법 2023나2035761
판결선고 : 2024.02.02.

【주 문】

1.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2 청구금액 표 ‘청구금액’ 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2023.4.24. 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 유】
  • 1. 제1심판결의 인용
  •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중 일부를 아래 제2항 기재와 같이 고쳐 쓰거나 제1심판결의 이유에 추가로 기재하고,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추가하거나 강조하는 주장을 포함하여 제3항에서 추가로 판단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2. 고쳐 쓰거나 추가하는 부분
  • ○ 제3면 제4행의 “및 공휴일의 대체휴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한 ‘근태처리기준’”을 삭제한다.

    ○ 제4면 첫 번째 글상자 아래 제1행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을 “노사협의회 운영규정(2014.11.1. 개정된 것)”으로 고쳐 쓴다.

    ○ 제5면 첫 번째 글상자 아래 제1행의 “노사협의회 선거세칙”을 “노사협의회 선거세칙(2014.11.1. 개정된 것)”으로 고쳐 쓴다.

    ○ 제5면 두 번째 글상자 안 맨 앞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한다.

    『제1조(선거의 방법)

    ① 각 부문별 근로자위원은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특정 선거일을 지정하여 같은 날 직접·비밀·무기명 투표에 의해 동시에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②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 특정 선거일에 투표에 의해 당선된 근로자위원 간 호선을 통해 선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 제6면 글상자 아래 제1행 ‘인정 근거’에 갑 제18, 22, 23호증, 을 제3, 16, 22호증을 추가한다.

    ○ 제18면 제3 내지 6행을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피고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안내한 대체휴일 관련 안내문에는 ‘근로자의 날’이 정일(停日, 피고 근로자들은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에 따라 1주일에 5일의 근로의무를 부담하는데 근로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2일을 ‘정일’이라 칭한다. 갑 제7, 9호증, 을 제5, 7호증)과 겹쳐 근로하지 않은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휴일근로수당이 “당사만의 제도로서 법 기준보다 상위”라고 설명하였다(갑 제7호증, 을 제5호증). 이는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150% ‘휴근수당’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휴일근로수당이고, ‘근로자의 날’에 근무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150% ‘휴근수당’은 법률상 지급의무는 없으나 형평을 고려하여 지급하는 혜택임을 명시한 것이다. 특히 피고는 ‘근로자의 날’과 관련하여 지급한 임금을 휴일근로수당의 줄임말인 ‘휴근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하였다(을 제5, 10호증).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날’에 근로를 한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통상임금의 150%는 휴일근로수당으로서 지급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 제18면 아래에서 제3행과 제4행 사이에 다음 내용을 추가한다.

    『나아가, 원고들은 ‘근로자의 날’에 근무한 근로자와 정일에 겹쳐서 근무하지 않은 근로자들 모두에게 ‘휴근수당’을 지급한 것이 어떠한 차별금지사유에 해당하는지 특정하지 않고 있다. 즉, 헌법 제11조제1항 후문에서 정한 차별금지사유(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한 차별금지사유(남녀의 성,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주장·증명을 하고 있지 않다.』

  • 3. 추가 판단
  • 가. 의무휴업일이 근로자들의 ‘휴일’이라는 주장과 판단
  •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 휴일 대체는 ‘휴일’과 ‘근로일’을 대체하는 것이다. 즉, 근로자에게 근로의무가 없는 ‘휴일(A일)’과 근로의무가 있는 ‘근로일(B일)’을 맞바꾸어, 근로자는 A일에 근로하되 B일에 쉬는 것이다. 그러므로 적법한 휴일 대체가 성립하려면, B일이 근로일이어야 한다. 휴일이 휴일을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에서 유급휴일을 대체하기로 정한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따른 의무휴업일’은 근로일이 아닌 ‘휴일’이므로, ‘휴일’을 대체 휴일로 정한 이 사건 합의는 위법하여 무효이다.
  • 2) 관련 법령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대규모점포 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①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 점포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상생발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형마트(대규모점포에 개설된 점포로서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춘 점포를 포함한다)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퍼센트 이상인 대규모점포 등으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대규모점포 등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영업시간 제한

    2. 의무휴업일 지정

    ②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1호에 따라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의 범위에서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③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2호에 따라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 3) 판단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에 따른 의무휴업일’(이하 ‘의무휴업일’이라고만 한다)이라고 하여, 곧바로 근로자들의 근로의무가 없는 휴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즉,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근로자들의 근로의무를 해제하는 휴일은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휴일은 사용자에게 부여 의무가 법률상 강제되는지에 따라 ‘약정휴일’과 ‘법정휴일’로 구분된다.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관행 등에 따라 정해진 휴일이 ‘약정휴일’, 법률에 따라 정해진 휴일이 ‘법정휴일’이다.
  • 피고의 취업규칙·근로계약에서는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정한 바 없고[갑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별히 가지번호를 부기하지 않는 이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을 제7호증], 피고의 단체협약으로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정하였다거나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정하는 관행이 있다는 점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증명이 없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매주 5일(일 7시간) 근무를 약정하였고(을 제7호증), 취업규칙에서도 ① 주휴일, ② 근로자의 날, ③ 창립기념일, ④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정한 공휴일, ⑤ 기타 정부에서 임시로 지정하는 공휴일과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날만을 휴일로 정하였다(제71조제1항. 갑 제2호증의 3 제21면).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에 해당하지 않는다.
  • 법률에 따라 정해진 휴일은 근로기준법 제55조,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 제2조 각 호(제1호는 제외)에 따른 공휴일 및 같은 영 제3조에 따른 대체공휴일을 말한다. 여기에는 의무휴업일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의무휴업일은 법정휴일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결국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이나 법정휴일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의 취업규칙·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근로일에 해당한다.
  • 나)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법문에는 의무휴업을 명하는 목적에 “근로자의 건강권”이 포함되어 있다. 의무휴업일 지정을 의무화하는 위 법조항 개정 이유에는 “대·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 및 지역상권의 활성화” 외에도 “대규모점포 등 종사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 등을 도모하려는 것임”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갑 제27호증).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의무휴업일이 곧 근로자들의 근로의무를 해제하는 법정휴일이 된다고 볼 수 없다.
  •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는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이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고,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정할 뿐,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한다거나 근로자들의 근로의무를 면제한다고 정하지는 않는다.
  • 근로자의 건강권은 반드시 의무휴업일을 ‘종래 보장받던 휴일 외에 추가적으로 부여되는 법정휴일’로 해석해야만 도모되거나 증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①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이 금지되므로 점포 운영자로서는 정상 운영하는 다른 날보다 의무휴업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하고자 하는 유인이 크고, 실제 이 사건 역시 피고가 전사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를 통해 의무휴업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함으로써 근로자들의 의무휴업일 근로의무는 면제되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근로자들은 의무휴업일에 쉴 수 있다. ② 설령 의무휴업일을 대체휴일로 지정하지 않아 근로자가 의무휴업일에 근로한다 하더라도, 고객에 대한 영업을 하지 않으므로 근로자가 그날 제공할 근로의 양과 질은 정상 운영하는 다른 날보다 적거나 가볍다. ③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이 금지되므로 해당 점포의 노사가 합의하여, 의무휴업일을 약정휴일로 정하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근로자의 건강권은 의무휴업일 지정을 통하여 도모되거나 증진된다.
  • 다) 의무휴업일이 법정휴일에 해당한다고 본다면,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본문의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근로자들은 매월 이틀의 추가 휴일을 얻게 된다. 반면, 그보다 규모가 작거나,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점포(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퍼센트 이상인 대규모점포 등으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대규모점포 등)의 근로자들은 그러한 추가 휴일을 얻지 못한다. ‘점포의 규모’나 ‘매출액 중 농수산물 비중이 얼마인지’는 해당 점포 근로자의 노동 강도와는 별다른 관련이 없음에도,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본문의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근로자들에게만 매월 이틀의 추가 법정휴일을 주는 것은 불균형하고 부당하다. 헌법재판소 2018.6.28. 선고 2016헌바77, 78, 79(병합) 결정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본문의 ‘대형마트, 준대규모점포’와 그러한 제한을 받지 않는 다른 대규모점포를 차별 취급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있어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위 결정은 대형마트 등의 영업 현황, 소비층, 지역상인에 미치는 영향력, 취급품목의 유통기한과 그로 인한 농어민에의 영향 등을 고려하여 위와 같이 판단하였을 뿐이다.
  • 의무휴업일 적용 대상이 ‘점포의 규모’와 ‘매출액 중 농수산물 비중’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법문에 기재된 의무휴업을 명하는 또 다른 목적인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과 “대규모점포 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고려한 것이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제1항 중 영업시간 제한은 오전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범위 내에서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심야시간에는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다른 유통업체들도 영업을 하지 않으므로, 그로서 달성하려는 목적이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보다는 근로자의 건강권에 더 주안점이 있다. 그에 반해 의무휴업일 지정은 소비자의 점포방문과 그로 인한 매출이 늘어나는 공휴일 중 매월 이틀을 대상으로 하되, 이해당사자의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바,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장해 주는 목적 외에도 의무휴업으로 감소되는 대형마트 등의 매출을 지역 전통시장이나 중소유통업자들의 매출로 전환되도록 유도하여 중소유통업과의 상생을 도모하는 데 그 의미가 크다[헌법재판소 2018.6.28. 선고 2016헌바77, 78, 79(병합) 결정].
  • 4) 소결론
  • 의무휴업일이 근로자들의 ‘휴일’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 나. 전사 근로자대표와의 휴일대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와의 합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판단
  • 1) 법령 개정 등
  • 근로기준법 제55조는 2018.3.20. 법률 제15513호로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 <개정 전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
  • <개정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하여야 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이하 생략)
  • 피고는 상시 300명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개정 규정은 피고에 대하여는 2020.1.1.부터 적용되었다(법률 제15513호 부칙 제1조제4항). 이때 “근로자대표”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
  •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 피고와 휴일대체 서면합의를 한 전사 근로자대표는 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다. 그러므로 피고와 전사 근로자대표가 휴일대체 합의를 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이 사건 합의(피고와 전사 근로자대표가 한 휴일대체 합의)는 위법·무효이다.
  • 3) 관련 법리
  • 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은, 사용자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근로자대표)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고 정하였다. 근로기준법이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제1, 2항이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유에서이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 협의의 상대방이 형식적으로는 근로자 과반수의 대표로서의 자격을 명확히 갖추지 못하였더라도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대표자라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위 절차적 요건도 충족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2.5.24. 선고 2010두15964 판결 등 참조).
  • 4) 판단
  • 이 사건 합의는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한 휴일대체 합의’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피고의 휴일대체는 유효하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가)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
  • (1) 피고의 근로자들은 각 사업장 또는 조직단위별로 근로자들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통해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선출한다. 사업장 근로자위원들은 호선하여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선출한다. 전국의 사업장 근로자대표들은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를 통해 전사 근로자대표를 선출한다(피고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22, 23조, 노사협의회 선거세칙 제7조). 이처럼 피고의 근로자들은 자주적으로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전사 근로자대표를 각각 선출하므로, 전사 근로자대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추었다.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은 반드시 근로자들로부터 직접 선출되는 방식으로만 갖추어지는 것은 아니다.
  • (2) 원고들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들이 전사 근로자대표를 선출하기는 하나 일반 근로자들은 전사 근로자대표의 후보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일반 근로자와 사업장 근로자위원으로부터 전사 근로자대표를 선출할 권한을 위임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사 근로자대표의 선거권을 가지는 사업장 근로자위원들에게 전사 근로자대표 후보에 관한 정보가 제공되었다면,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을 긍정할 수 있다. 나아가, 제10기 전사 노사협의회의 전사 근로자대표에 입후보하여 당선된 F은 당선 전에는 선거 공약을 기재한 홍보물을 작성하였고 당선 후에는 위 선거공약을 기재한 ‘노사협의회 출범 인사문’을 작성하여 피고 근로자들 전원을 대상으로 게재하였다(갑 제18호증). 비록 일반 근로자들에게 ‘전사 근로자대표 선출 전’에 후보자와 공약이 알려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선거권을 가진 사업장 근로자대표들에게는 후보자와 공약이 미리 알려진 상태에서 선거가 진행되었고 선거 이후 당선된 전사 근로자대표는 자신의 당선 사실과 공약을 일반 근로자들에게 널리 알렸다(갑 제18, 23호증). 전사 근로자대표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
  • (3) 피고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 대해서 피선거권 제한이 있다. 즉, ① 선출일 현재 만 20세 이상, ② 해당 점포에서 실근무한 경력이 2년 이상, ③ 선출일 기준으로 최근 2년간 견책 이상 징계처분을 받지 않을 것의 각 요건을 갖추어야 피선거권이 있다[피고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21조(갑 제3호증 제7면). 한편, 이중 ② 요건은 2020.11.27. 개정되어 ‘실근무 경력 1년 이상’으로 완화되었다(을 제18호증 제7면)].
  • 원고들은 이러한 피선거권의 제한으로 인하여 만 20세 미만이거나 근무기간이 짧은 근로자들의 노사협의회 참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근로자위원들의 민주적 정당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 피고의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다음과 같이 그 권한과 책임이 크다.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를 대표한다(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6조제2항).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선출하고,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피고 전사 노사협의회의 구성원인 전사 근로자대표 및 권역 운영위원을 선출한다(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12조제2항). 전사 근로자대표는 전 사원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로서 경영상 이유로 인한 해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장 근로의 제한, 보상 휴가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근로기준법 제24조, 제51조, 제51조의2, 제52조, 제53조, 제57조, 제58조, 제59조, 제70조)에 관한 사항을 사용자와 협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14조).
  • 사업장 근로자위원의 피선거권에 나이(만 20세 이상), 경력(2년 이상 근무), 징계 내역(최근 2년간 견책 이상 징계를 받지 않았을 것)에 따른 제한을 둔 것은, 근로자들로부터 신망을 얻어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들의 이익을 충실히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을 선출하기 위한 자격요건이므로 그 합리성이 인정된다. 이러한 제한은 피고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의 민주적 정당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4) 피고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 대해서 선거권 제한도 있다. ① 2017.12. 시행된 사업장 근로자위원 선거에는 기간제 근로자인 ‘스태프 사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았다[다툼 없는 사실(원고들의 2023.10.24. 자 준비서면 제25면, 피고의 2023.11.21. 자 준비서면 제23면)]. ② 1년을 초과하여 휴직하고 있는 근로자는 선거권이 없다(을 제23호증).
  • [다만, 원고들은 영업·지원팀장, 인사·지원파트장, 병가자, 휴직자 모두에게 사업장 근로자위원의 선거권이 부여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갑 제23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피고의 전사 선거관리위원회가 2023.11.21. 각 점포에 발송한 ‘사업장 선거인단 명부 작성 및 유세기준 안내’ 이메일에는 휴직기간이 1년을 초과하는 ‘장기 휴직자’의 경우에만 선거인단 명부에서 제외하도록 기재되어 있다(을 제23호증). ㉯ 갑 제23호증 문서의 작성 경위가 분명하지 않다. 원고는 2023년 11월과 12월에 걸쳐 진행되는 피고 사업장 12기 노사협의회 선거 일정을 담은 문서라고 설명하나(원고의 2023.12.18. 자 증거설명서 제19면), 작성 주체가 누구인지, ‘영업·지원팀장, 인사·지원파트장, 병가자, 휴직자’ 모두를 제외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나타나 있지 않다. ㉰ 2017년 실시된 제10기 전사 근로자대표 선출과 관련하여 노사협의회 구성 일정을 기재한 문서에는 영업·지원팀장, 인사·지원파트장, 병가자, 휴직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갑 제18호증). ㉱ 피고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및 선거세칙에 영업·지원팀장, 인사·지원파트장, 병가자, 휴직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 그러나 위 ① 제한은 스태프 사원 직군이 신설된 직후인 2017.12. 시행된 제10기 사업장 근로자위원 선거에서만 선거권 부여가 누락되었을 뿐, 그다음 제11기 사업장 근로자위원 선거부터는 스태프 사원에게도 선거권이 부여되었다(을 제19호증). 또한 위 ② 제한은 직접·비밀·무기명투표로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선출하므로(피고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22조제1항. 갑 제3호증 제7면), 1년을 초과하여 장기간 휴직하여 사업장 근로자위원의 역할과 큰 이해관계를 갖지 않는 근로자에게 직접 점포로 나와 투표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 또한, 사용자와 휴일대체 서면합의를 할 권한을 갖는 근로자대표는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이다(근로기준법 제24조제3항).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다면 그 노동조합이 근로자대표이므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들(해당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의 위원장에 대한 선거권이 없다)에 대해서도 대표한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어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은, 말 그대로 과반수를 대표하는 것이므로 그 과반수에 포함되지 않는 근로자에 대해서도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사람’이 근로자대표가 된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은 반드시 전체 근로자에게 선거권이 있어 그 전체 근로자의 투표로 선출되어야만 근로자대표의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과반수 근로자를 대표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위 ①, ② 제한의 성격·범위를 고려하면 그 제한에 따라 선거권을 부여받지 못한 근로자를 제외하더라도, 사업장 근로자위원에 대한 선거권을 갖는 근로자들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가 된다.
  • 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에 따른 전사 근로자대표의 권한 및 그 권한의 공지
  • (1) 피고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 제14조에서는 “전사 근로자대표가 전 사원을 대표하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대표의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한다(갑 제3호증제6면). 피고는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을 회사 내에 실물 자료로 배치하여 근로자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을 제8호증). 피고의 노동조합인 C지부(이하 ‘C지부’라고만 한다.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아니다) 역시 홈페이지에 피고의 노사협의회 운영규정을 게시하여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였다(을 제16호증).
  • (2) 피고는 노사협의회의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선출하는 선거 공고를 하면서, 일반 근로자들이 선출하는 사업장 근로자위원들이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사업장 근로자대표들이 전사 근로자대표를 각 선출하며, 이렇게 선출된 전사 근로자대표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대표의 권한을 갖는다는 점을 명시하였다(갑 제10, 22호증).
  • 다) 휴일대체 합의(이 사건 합의) 무렵 진행된 의견수렴 및 공지
  • (1) 피고의 전사 근로자대표는 2012년 무렵부터 계속하여 피고와 휴일대체 합의인 이 사건 합의를 하였고, 2020.1.1.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호증). 제11기 전사 근로자대표 W는 2021.1.29. 전체 사원의 근무 여건과 휴게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다는 취지를 근로자들에게 이메일로 송부하여 안내하였다(을 제21호증). 이처럼 피고의 근로자들은 전사 근로자대표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의 지위에서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 (2) 피고는 2020.6.3. C지부에 전사 근로자대표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의 지위를 가지며 매년 전사 근로자대표와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재한 공문을 발송하였다(갑 제5호증). C지부는 2020.12.28. 및 2023.12.18. 전사 근로자대표의 이 사건 합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을 제25호증). C지부는 전사 근로자대표의 정기적인 이 사건 합의 체결 사실을 알면서, 그에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 (3) 다음과 같은 대법원판결이 있다.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이해와 협조를 통하여 노사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산업평화를 도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노동조합과 그 제도의 취지가 다르므로, 비록 회사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그 협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는 근로자위원들을 선출함에 있어 그들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동의를 할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 근로자위원들이 퇴직금규정의 개정에 동의를 함에 있어서 사전에 그들이 대표하는 각 부서별로 근로자들의 의견을 집약 및 취합하여 그들의 의사표시를 대리하여 동의권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면, 근로자위원들의 동의를 얻은 것을 근로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은 것과 동일시할 수 없다(대법원 1994.6.24. 선고 92다28556 판결).
  • 원고들은 위 대법원판결을 근거로, 전사 근로자대표가 휴일대체 합의 체결 여부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의견을 집약 및 취합하여 그들의 의사표시를 대리한 자료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의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에 관한 것이다(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 즉,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의 동의를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반면 이 사건은 ‘전사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이 사건 합의에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는 요건이 아니다.
  • 라) 그 밖의 사정들
  • (1) 근로기준법에서는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근로자대표의 선출방법을 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관하여 확립된 법리도 없다.
  • (2) 현재 피고 내에서 ‘전사 근로자대표’ 외에는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할 기관이나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다툼 없는 사실). 만일 전사 근로자대표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로 보지 않는다면, 피고로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장근로의 제한, 보상 휴가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근로기준법 제51조, 제51조의2, 제52조, 제53조, 제57조, 제58조, 제59조, 제70조) 근로기준법이 정한 각 사항을 협의·합의할 상대방이 없다. C지부는 근로자 과반수가 가입한 노동조합이 아니므로, C지부와 위 각 사항을 협의할 수도 없다. 근로자들의 근로자대표 선출에 피고가 개입할 수도 없다. 나아가 피고는 약 167개에 달하는 본사 및 점포를 두고 있고 피고의 각 점포는 전국 각지에 분산되어 있으므로, 위 각 사항을 협의·합의할 안건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를 선출하는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
  • 5) 소결론
  • 전사 근로자대표와의 휴일대체 합의(이 사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5조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와의 합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 4. 결론
  •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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