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례
내용
성희롱·채용비위로 파면된 대학 산학협력처 직원에 대한 징계는 정당하다
대법원 2021다226886
판결선고 : 2023.03.30.
[주 문]
[이 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사건의 경위와 원심의 판단
-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알 수 있다.
- 1) 피고는 2018.6.18. 원고가 비위를 저질러 피고 복무규정과 피고 임직원 행동강령 등을 위반하였고 이는 피고 인사규정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파면처분(이하 ‘이 사건 파면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 2) 원심이 인정한 적법한 징계사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가) 성희롱·성추행 가해자인 C 사건과 관련한 2차 가해(이하 ‘이 사건 1 징계사유’라 한다)
- ① 2018.4.6. 피해자인 D에게 “내가 아는 C위원님은 그럴 사람이 아닌데.”라고 말하였다.
- ② 2018.4.13. 산학협력처에 방송사 기자들이 방문하였을 때 “왜 그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라고 말하였다.
- ③ 2018.4.12. 피해자 E, F, G에게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년 동안 사용 가능한 연차가 26일이니, 기 부여한 연차 15일 중에 4일을 지우겠다.”라는 등의 말을 한 후 실제로 연차 중 4일을 삭제하였다가 2018.4.16. 연차를 회복시켰는데 그 과정에서 함께 연차가 변경되어야 할 H의 연차는 변동이 없었다.
- 나) 성희롱(이하 ‘이 사건 2 징계사유’라 한다)
- 2017년 어느 토요일, G, F에게 “내가 어떤 여성을 만나서 키스를 몇 시간 하였는지 아느냐.”, “어느 유부녀를 만나서 성관계를 8번 했다.”, “여자친구가 이쁜이 수술을 했는데 좋다. I씨도 결혼하면 한다.”, “중국 유학생활 중 외국인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졌다.”, “어릴 적 엄마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해서 어릴 적 상처가 있다.”, “아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사귀던 여자가 낙태를 했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 다) 산학협력처 산단운영직 채용비위(이하 ‘이 사건 3 징계사유’라 한다)
- H의 경력점수를 15.8점만 인정하여야 하나, 근거 없이 군경력(장교복무) 28개월을 ‘공공기관’ 근무경력으로 인정하여 20점을 부여하였다.
- 나. 원심은, 이 사건 1 징계사유 중 ①, ②발언은 직접적인 성희롱 행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그 비위의 정도가 약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 사건 1 징계사유 중 ③행위에 대해서는 원고가 그로부터 수일 이내에 회복조치를 취하였으며 이 사건 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반복적인 성희롱 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이 사건 3 징계사유에 대해서는 군 장교 복무경력과 공공기관 근무경력 사이에 일정부분 유사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는 점 등 고려할 사정이 있으며 원고가 장기간 근무하면서 이 사건 이전까지 별다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 2. 대법원의 판단
- 가. 관련 법리
-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9.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 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11.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12.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 한편, 징계처분 가운데 징계파면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5.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대법원 2013.11.28. 선고 2013다63912 판결 등 참조).
- 나. 판단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파면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 1) 피고 인사규정시행규칙 제88조제1항 [별표 6] 징계양정 기준에 따르면 성희롱으로 인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의 경우 비위의 경중을 막론하고 고의가 있다면 ‘해임’이상 ‘파면’까지 할 수 있고 이러한 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 그런데 이 사건 2 징계사유는 그 발언 내용 및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사유만으로도 원고에 대하여 ‘해임’ 이상 ‘파면’까지 할 수 있다. 그리고 앞서 보았듯이 원고에게는 이 사건 2 징계사유 외에 2차 가해와 채용비위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1, 3 징계사유도 존재한다. 이 사건 파면처분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 2) 피고는 교육기관이므로 그 교직원들에게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고 특히 산학협력처의 인사, 총무, 신규직원 채용 등 행정업무 전반을 담당하던 원고의 권한 및 영향력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중징계 대상이 되는 성희롱 등의 비위를 저질렀다. 이러한 비위에 참작할 만한 동기는 찾을 수 없고 피고의 직원인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어 임직원 상호 관계에도 심각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 3) 원고가 장기간 근무하면서 이 사건 파면처분 전에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적이 없다는 점 등 원심이 인정한 사정을 비롯하여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파면처분의 정당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 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파면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3. 결론
-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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