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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에서 교통 통제를 위해 수신호를 보내는 일용직 근로자가 차에 치어 사망한 사안에서, 이를 고용한 건설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사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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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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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공사현장에서 교통 통제를 위해 수신호를 보내는 일용직 근로자가 차에 치어 사망한 사안에서,
이를 고용한 건설업체에도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사례

사건번호: 울산지법 2019가단119748
선고일자: 2020.12.11.

주 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김자일, 김자이에게 각 145,942,458원, 원고 이모친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2. 22.부터 2020. 12. 11.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들이, 나머지 80%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김자일, 김자이에게 각 190,596,520원, 원고 이모친에게 700만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2. 22.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삼성화재보험 주식회사(이하 ‘피고 삼성화재’라고 한다)는 장운전과 사이에 **누****호 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고 한다)에 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피고 유*건설 주식회사(이하 ‘피고 유*건설’이라고 한다)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서 근린생활시설(물류창고) 부지조성공사를 진행하던 회사이다. 망 김망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피고 유*건설의 위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고, 원고 김자일, 김자이는 망인의 아들들이고, 원고 이모친은 망인의 어머니이다.


나. 장운전은 2019. 2. 22. 08:40경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외로 313 앞 편도 2차로의 도로를 온산터널 쪽에서 이수삼거리 쪽 편도 2차로를 따라 불상의 속력으로 진행하던 중, 전방주시를 게을리 한 과실로 마침 피고 차량 진행 방향 2차로 중간에 서서 차로 통제를 위해 수신호를 하고 있던 망인을 피고 차량 우측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다. 피고 유*건설은 위 나.항의 일시·장소에 위 공사현장의 진입로 공사를 위해 망인에게 편도 2차로 중 2차로 도로를 통제하고, 통과 차량을 1차로로 유도하는 일을 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교통안전조치로 2차로와 갓길 사이에 안전드럼통을 설치하고, 공사현장에서 몇 십 미터 전방에 서행 입간판을 설치하여 놓았다.


라.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울산지방법원 2019고단2492호로 2020. 6. 5. 장운전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벌금 1,000만원, 피고 유*건설의 대표자인 이대표가 업무상과실치사죄로 벌금 300만원의 각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6, 8, 9호증, 을나2 내지 5,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인정


1) 피고 삼성화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직접적·일차적으로 장운전이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아니한 과실로 발생하였음이 넉넉히 인정되므로, 피고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 삼성화재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유*건설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유*건설은 신호수 역할을 하는 망인에 대한 안전교육에 소홀하였고, 망인의 보호 및 운전자의 공사현장 조기 인식을 위한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고, 그러한 과실이 장운전이 일으킨 이 사건 사고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장운전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 따라서 피고 유*건설은 피고 삼성화재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즉, ① 이 사건 사고 장소는 온산터널 출구로부터 300미터 정도 떨어진 좌로 굽은 내리막길에 있고 평소 출퇴근 시에 과속으로 진행하는 차량들이 많은 곳으로, 피고 유*건설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여 신호수 역할을 하는 망인에게 사고 당일 아침에 ‘차들이 속도를 많이 내니 서행할 수 있도록 조심해서 수신호를 하라’는 취지의 교육을 하였다. 하지만 당일 아침에 망인이 사고장소로 이동할 당시 안전조끼를 착용하지 않았음에도 피고 유*건설은 망인의 안전모 착용 등 안전을 위한 보호장구 착용 여부를 확실하게 확인하지 아니하였고, 망인에게 갓길을 벗어나서 수신호를 하지 말라거나 차도에서 떨어진 안전한 장소에서 수신호를 하라는 등의 안전 관련 주의사항 지시나 지도를 하지 아니하였다. 사고 당시 망인은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으며, 안전드럼이 설치된 곳을 벗어나서 2차로와 갓길 사이에 서있다가 사고를 당하였다.

② 사고 당일은 피고 유*건설이 맡은 위 부지조성공사 중 하나인 도로 진출입로 조성 공사에 착수한 날로써 공사 인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하여 그 부근을 지나는 차량의 통행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위와 같은 도로 진출입로 조성 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공사시행자가 도로교통법 제69조에 따라 관할 경찰서에 신고를 하여야 하고, 관할 경찰서의 지시에 따라 교통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하며, 이는 위 공사 사업주가 울주군수로부터 받은 도로점용허가의 조건 중 하나였으므로, 피고 유*건설로서는 그 이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피고 유*건설은 경찰서에 위 공사에 대한 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피고 유*건설의 대표자인 이대표가 도로교통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검찰에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③ 경찰청 훈령인 ‘교통안전시설 등 설치·관리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시행자는 관할 경찰서에 교통안전시설 설치계획을 보고하고, 관할 경찰서장으로부터 교통안전시설 설치에 관하여 지도·감독을 받아야 하고, 위 규칙 별표1의 ‘공사구간 교통관리 및 안전시설 설치기준’에 따르면 일반도로의 경우 500미터 전부터 주의구간으로서 ‘공사중’ 표지판과 교통안내도를 세워 운전자에게 교통상황 변화를 인식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하고, 이후 차로변화구간에 라바콘(고무기둥)을 세워 18 ~ 20미터 정도를 확보해야 하며, 차량유도요원(통제수)은 안전장구를 착용하고 속도감속이 시작되는 시점(공사구간 60 ~ 90미터 전방)에 배치하여야 한다.

④ 피고 유*건설이 위 ‘공사구간 교통관리 및 안전시설 설치기준’에 따라 온산터널이 끝나는 출구 부근에 ‘공사중’ 표지판과 교통안내도를 설치하고, 망인에게 차로변화 구간에 위치하여 신호수 역할을 수행하게 하였다면, 장운전이 공사 사실 및 망인의 위치를 더 일찍 파악하거나 망인이 좀 더 안전한 곳에 위치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 않거나 발생하더라도 망인이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차량 통행이 빈번한 출근시간에 터널 출구 근처 내리막 도로에서 공사를 위해 도로를 통제하고 차량을 유도하는 작업을 하던 망인으로서도 스스로 안전을 도모하여야 할 주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망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갓길이 아닌 도로 중간에 서 있었던바, 망인의 위와 같은 과실 역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사고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다.


[인정근거] 위 각 증거들, 갑7호증, 을나6 내지 15,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 1973. 11. 21.생, 남자

2) 소득 및 가동연한 : 보통인부의 일용노임, 만 65세에 이를 때까지

3) 생계비 공제 : 1/3

4) 계산 : 313,306,989원 중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77,356,145원1)


나. 책임의 제한


위 일실수입 중 피고들의 책임 비율에 해당하는 221,884,916원(277,356,145원 × 0.8)


다. 공제


피고 유*건설은, 근로복지공단이 지급한 산재보험금이 공제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망인의 사실혼 배우자인 김사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유족급여 전액을 수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사망함에 따라 공단이 구 산재보험법에 의한 유족급여를 수급권자에게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수급권자가 아닌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이 상속한 손해배상채권과 그 유족급여의 수급권은 그 귀속주체가 서로 상이하여 위와 같은 상호보완적 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수급권자에 대한 유족급여의 지급으로써 그 수급권자가 아닌 다른 공동상속인들에 손해배상책임까지 위 조항에 의하여 당연히 소멸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피고 유*건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위자료


이 사건 사고 당시 정황, 망인의 나이, 소득 및 가동연한, 가족관계, 망인과 원고들의 관계, 원고들이 장운전으로부터 4,500만원, 피고 유*건설의 대표자 이대표로부터 1,000만원의 각 형사합의금을 수령한 점, 그 밖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는, 망인 6,000만원, 원고들 각 500만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마. 상속관계


원고 김자일, 김자이 : 각 140,942,458원 {= (재산상 손해 221,884,916원 + 망인의 위자료 6,000만원) × 위 원고들의 상속분 1/2}


바.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원고 김자일, 김자이에게 각 145,942,458원(상속 140,942,458원 + 위자료 500만원), 원고 이모친에게 위자료 500만원 및 이 사건 사고일인 2019. 2. 22.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2. 11.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일부 청구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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