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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정기상여금에 관하여 지급일 기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하는 조건이 있는지에 관한 해석 기준
사건번호 : 대법원 2018다303417
선고일자 : 2020-04-29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정기적·계속적으로 일정 지급률에 따라 지급되는 정기상 여금의 지급기일 전에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 그 지급조건에 관하여 특별한 다른 정함이 없는 한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의 정기상여금에 대해서는 근로의 대가로서 청구할 수 있다. 이러한 정기상여금의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하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정기상여금을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한다는 규정을 두면서, 정기상여금에 관하여 근무기간에 비례하여 지급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 전자의 규정 문언만을 근거로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정기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취지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업장 내에서의 정기상여금의 지급 실태나 관행, 노사의 인식, 정기상여금 및 그 밖의 임금 지급에 관한 규정 내용 등을 종합하여 특정 시점 전에 퇴직하더라도 후자의 규정에 따라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의 정기상여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은 아닌지를 구체적인 사안별로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가 원고들이 속한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기본급의 30일분에 직급 수당을 더한 금액의 1,200%의 상여금(이하 ‘이 사건 정기상여금’이라고 한다)을 지급하되, 매월 임금지급일에 100%씩 고정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제45조).
나. 피고 취업규칙 제98조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과 관련하여, “회사는 연 1,200%의 상여금을 분할하여 지급한다(제1항). 지급률은 기본급의 30일분에 직급수당을 더한 금액의 1,200%는 고정 지급한다(제2항). 상여금 지급시기는 매월 임금 지급시 100%씩 지급한다(제3항). 휴직자에게는 일체의 상여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제4항). 상여금 지급은 20일 현재 재직한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제5항). 근무일수가 부족한 경우에는 일할 계산하여 지급한다(제6항).”라고 정하고 있다(이하 제5항을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
다. 피고 취업규칙 제85조 역시 임금과 관련하여, “입사나 퇴사로 인해 근로일수가 부족한 경우의 임금은 일할로 계산하여 지급한다. 단, 일할 계산액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라. 한편 피고는 2007. 1. 29. 원고들을 2007. 3. 31.자로 해고하였다. 그런데 당시 피고는 2007. 4. 20. 기준으로 이미 해고되어 재직 중인 근로자가 아니었던 원고들에 대해 2007. 3. 21.부터 2007. 3. 31.까지 근로 기간에 대응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일할로 계산하여 지급하였다.
3. 이러한 사실과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조항이 그 기재만으로는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매달 20일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라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다.
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근거하여 연 1,200% 지급률에 따라 정기적·계속적으로 지급되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나. 피고 취업규칙 제98조 제6항은 이 사건 정기상여금의 임금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하여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여 일할 정산한다는 취지를 규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이미 해고된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기왕의 근로 제공 일수에 비례하여 지급한 것은 취업규칙 제85조와 제98조 제6항을 적용하였기 때문으로 볼 여지도 있다.
라.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정기상여금 지급 사례와 다르게 피고가 매달 20일 전에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 전 근로 기간을 기준으로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일할 정산하여 지급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도 없다.
4. 결국 원심으로서는 이러한 사정들과 원고들 외에 매달 20일 전에 퇴직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이 사건 정기상여금 지급 실태 및 이 사건 정기상여금 지급 조건에 대한 노사의 인식 등도 함께 살펴, 이 사건 조항이 기왕에 근로를 제공했던 사람이라도 매달 20일에 재직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취지인지 혹은 매달 20일 전에 퇴직하더라도 이미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는 만큼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인지를 신중하게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와 달리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일 것을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으로 하고 있어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특정 시점 전에 퇴직하면 해당 기간의 이 사건 정기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하므로 고정성 등을 결여하고 있다고 판단한 다음, 퇴직자에 대한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일할 계산되어야 하고, 실제로 피고는 소속 근로자가 특정 시점 전에 퇴직하더라도 근무한 기간에 비례한 만큼의 임금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근무한 기간에 비례하여 지급되는 한도에서는 고정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정기상여금의 지급조건 해석, 통상임금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박상옥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김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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