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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물 수거 및 배송 업무를 수행한 지입차주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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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
내용
세탁물 수거 및 배송 업무를 수행한 지입차주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

* 사건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2024구합52762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판결선고 : 2024.08.22.

【주 문】

   1. 피고가 2023.10.30.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B(19**.*.**.생 남자)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와 운송계약(이하 ‘이 사건 운송계약’이라 한다) 및 2014년식 1톤 내장탑 트럭(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한 분양계약(이하 ‘이 사건 분양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위 차량을 운행하여 주식회사 D가 운영하는 모바일 세탁 서비스인 ‘E’의 세탁물 운송을 하였다(이하 위 주식회사와 E를 구분하지 않고 ‘E’라고만 한다).

   나. B는 2022.6.3. 04:40경 이 사건 차량을 운행하여 세탁물을 운송하던 중 파주시 소재 미개통도로에서 중장비의 후미를 추돌하는 사고를 당하였고,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사망하였다.

   다. B(이하 ‘고인’이라 한다)의 배우자인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10.30. ‘고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3.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고인은 이 사건 회사와 E에 전속되어 세탁물 운송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회사와 E가 정한 운송물량과 운송지에 따라 업무에 대한 상당한 지시·감독을 받았으며, 이 사건 차량이 고인 명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임의로 운용할 수 없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고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91조의15 및 같은 법 시행령 제85조의5에 의한 노무제공자에 해당한다.
    
   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따져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5.27. 선고 2007두9471 판결, 대법원 2021.4.29. 선고 2019두3931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갑 제10 내지 18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고인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고인이 수행한 운송업무는 E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야간에 고객이 집 문 앞에 내놓은 세탁물을 수거하거나 세탁이 완료된 세탁물을 다시 고객의 집 문 앞으로 배송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 운송계약에 의하면, 고인은 운송품목인 세탁물을 이 사건 회사가 사전에 통보한 도착지와 도착시간에 맞추어 안전하게 운송하여 수취인에게 인도할 의무가 있었다(제5조제3항). 그에 따라 이 사건 회사와 E는 고인의 운송물량, 운송일정, 운송지역 등을 지정하였고, 변동되는 일별 근무시간을 F 단체 대화방으로 공지하였으며(고인을 포함한 운송기사들은 위 대화방에서 입차 및 출차시간을 보고하였다), 운송 공지사항을 게시하고 운송 교육을 실시하며 문제 발생시 고인에게 지침을 내리는 등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결정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회사와 E는 고인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나) 통상적인 차량 위·수탁 계약의 경우에는 지입차주가 자신 소유의 차량을 현물출자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그 소유권을 회복하여 다른 운송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차량 위·수탁 계약에 따른 지입차주의 운송업무의 경우에는 지입차주가 독립하여 자신의 비용과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통상적인 차량 위·수탁 계약과는 달리 이 사건 차량은 이 사건 회사가 고인에게 분양하여 고인이 유한회사 G에 지입한 것인데, 이 사건 운송계약은 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계약에 관한 권리, 의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3자에게 양도 또는 대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10조제1항), 이 사건 분양계약은 고인이 이 사건 차량을 매도하고 계약상의 지위를 타인에게 이전하려는 경우 이 사건 회사의 동의를 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조제2항). 이 사건 차량에는 이 사건 회사의 상호가 표시되어 있었으며, 그 운행에 수반되는 제반 공과금은 고인의 보수에 반영되었다. 이 사건 운송계약상 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전승인 없이 이 사건 차량을 다른 용도로 전용, 제3자의 운행에 사용, 운송물품을 다른 화물과 혼적, 다른 차량에 이적 운행 등을 할 수 없었고(제3조제1항, 제5조제4항), 실제로 제3자가 고인의 업무를 대행하거나 고인이 근무시간 동안 다른 회사의 운송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차량은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배송업무에 전속된 차량에 해당하고, 고인이 이 사건 차량을 분양받으면서 이 사건 회사에 대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금은 이 사건 차량의 매매대금이라기 보다는 계약 종료 이후 반환받을 보증금 내지 권리금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되며, 고인이 이 사건 차량을 실제로 소유한 바는 없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여기에 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고객과 접촉하여 근무시간 동안 다른 영업을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점, 고인과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운송계약 해지로 인한 감차 시 이 사건 회사는 고인에게 책임지고 다른 (운송)일자리를 무상으로 계약하여 준다’는 취지의 특약을 통하여 계약이 종료될 경우에도 고인이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통상적인 차량 위·수탁 계약과 달리 고인이 자신 소유의 차량을 현물출자하고 언제든지 자유롭게 그 소유권을 회복하여 다른 운송사업을 할 수 있는 경우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회사에 전속되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으므로, 고인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비용과 계산으로 운송사업을 영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이 사건 회사는 구인공고를 내면서 ‘근무시간 22시~5시, 주5일 근무, 급여 ***만원(+ 추가 1건당 인센티브 3,400원)’이라고 명시하였다. 고인이 실제로 지급받은 운송비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아니라 운송물량에 의하여 정산한 금액이기는 하나,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노동의 양과 질을 평가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이라는 성격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

   라) 고인은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고, 사업자등록을 하여 운송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납부하는 등 사업주로서의 외관을 갖추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들은 실질적인 노무제공 실태와 부합하지 않거나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고인의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이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다. 소결론

   고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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